먼저, 인기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두 작품이 눈길을 끈다. 첫 번째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룩백>이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만화에 대한 열정으로 교감을 나누게 된 두 소녀의 우정과 창작의 기쁨,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보듬는 섬세하고 묵직한 성장의 기록을 담아낸다. 타케무라 켄타로 감독의 <아름다운 초저녁달>은 야마모리 미카의 동명 만화를 실사화한 작품으로 부산에서 최초 공개된다. 부족한 자신감, 타인에 대한 선망, 때로는 유치해지는 질투까지 청춘의 솔직한 감정들을, 미치에다 슌스케와 안자이 세이라가 환상의 케미로 상큼하게 그려낸다.
어두운 밤시간과 더없이 어울리는 공포영화 두 편도 라인업에 올랐다. <홀리 보이>(2025)로 남다른 장르 감각을 입증한 파올로 스트리폴리 감독이, '이탈리아판 <기생충>'이라 불리며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을 뒤흔든 신작 <스파이럴>로 부산을 다시 찾는다. 한 가족이 숨겨온 비밀에서 시작된 거래가 세대를 넘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번져가는 이 영화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밀도 높은 스릴러로 완성됐다. 아드리아노 잔니니를 비롯한 이탈리아 대표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까지 더해진 이 작품을 가을밤 야외 스크린에서 만나볼 특별한 기회다. <셔터>(2004), <랑종>(2021) 등으로 아시아 호러 트렌드를 주도해온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신작 <인헤릿>도 함께 상영된다. 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소설 『악마의 후계자』(1991)를 원작으로, 대대로 이어져온 한 가문의 비밀과 그 안에 숨겨진 공포를 하나씩 드러낸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태국의 유명 모델 겸 배우 다위까 호네가 관능적인 워라낫 할머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